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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지식

삼국지를 탄생시킨 진수와 나관중, 모종강

by 소시민스토리 202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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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탄생시킨 진수와 나관중, 모종강

삼국지의 뜻은 세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삼국지(三國志)는 '진수'가 쓴 기전체의 역사기록이다. 삼국지연의는 (三國志演義)는 원말 명초  '나관중'이 정리한 역사소설이다. 연의 演義는 역사 기록을 알기 쉽게 부연설명했다는 뜻이다. 이 말은 나중에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체의 한 형식이 된다. 즉, 진수의 역사 기록을 나관중이 허구를 덧붙여서 소설로 만든 것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는 서기 289년 편찬되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1368년 경 발간되었다. 진수의 삼국지가 편찬되고 약 1,079년의 시간이 흐른 후 삼국지연의가 발간되었다. 

진수와 나관중은 천년의 시차를 두고 삼국지로 연결된 사람들이었다. 진수는 나관중보다 천년 이전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진수의 인적사항은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진수는 촉나라에서 태어났다. 촉나라 유비가 죽고 약 10년 후에 후주 유선(유비의 아들)때 태어났다. 조상 대대로 그 지역에 살면서 명문가집안에서 장손으로 출생했다. 

 

 

 

진수(221~263)는 영특해서 공부를 잘했고 태학이라는 최고의 학부의 대학까지 갔다. 25세에는 취직을 한다. 삼국지 맨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 강유의 부서에 들어가서 문서를 관리하는 직책을 맡는다.

 

 

 

강유(202~264)는 촉한의 중흥을 위해 활약한 장수이다.

나중에 진나라가 통일한다. 삼국통일하고 난 뒤에 진수라는 사람의 이름이 명성을 얻게 된다. 공부를 잘하고 똑똑하고 글을 잘 쓴다는 명성을 얻으면서 낙양의 부름을 받고 올라간다. 삼국이 통일되던 그해 280년부터 시작해서 삼국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다. '삼국지'의 시작이다. 

삼국지는 장장 십년이 걸려서 완성됐다. 촉나라, 위나라, 오나라에 모두 널려있는 사료들을 모아서 그 자료를 근거로 해서 삼국지를 집필한다. 

 

 

진수의 삼국지는 발간 후 극찬을 받았다. 워낙 명문이다보니 이 사람, 저 사람이 마구 필사해서 베껴갔다. 나중에는 국가에서 소장해야겠다고 해서 국가에서 필사를 해서 완전히 정사가 된다. 

국가에서 공인 역사서로 인정한 진수의 정사正史 삼국지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민가에서 이야기가 덧대어진다. 이야기가 모이고 모여서 천년의 세월이 흐른다. 

민중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가미가 되었고 허구들도 가미가 된다.  그것들을 최종 정리한 것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이다.

진수의 역사기록을 바탕으로 천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의 수많은 민담과 야사가 더해져서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가 재탄생했다. 

 

 

 

나관중(1330~1400?)의 생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시대적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 나관중은 혼란의 시기에 살았다. 원나라 말기 명나라 초기의 동란 시기에 생존했기 때문에 기록이 불분명하다. 

나관중은 평민 출신이다. 산서성 태원에서 태어났다고 하기도 하고 산둥성 동원에서 태어났다고 하기도 하지만 명확한 기록은 없다. 

민란의 지도자 장사성이 지휘하는 농민 민란이 있었는데 나관중은 장사성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다. 

장사성을 존경한다는 글들이 보이고 한다. 

 

 

장사성(1321~1367)은 원나라 말 명나라 초 민란 지도자였다.

나관중이 장사성과 많은 교류가 있었다는 기록들이 있다.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삼국지가 있다. 이것은 나관중이 쓴 것이 아니라 모종강이 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나관중은 알고 있어도 모종강은 잘 거론하지 않는다. 현재 나관중 원본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관중 원본이 나오고 난 뒤에 명나라 300년 동안 수많은 책이 출간되면서 경쟁을 했다.

 

 

그 경쟁은 삼국지의 전쟁보다 더 복잡했다. 거기에 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그림도 부분 부분 넣고  당시에 현대에서 하는 경쟁보다 더 심한 경쟁들이 일어났다. 나관중 본은 1300년대에 나왔는데 모종강 본은 1600년대에 나왔다. 모종강본과 나관중 본 300년 사이에 수많은 판본들이 나왔다. 그런데 모종강 본이 나오자마자 경쟁하던 판본들이 다 사라졌다. 모종강 본이 워낙 정리가 잘돼있기 때문에 다른 판본들의 인기가 시들어졌다.

 

모종강 본은 300년 삼국지 판본경쟁의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최종결정판이 되어버렸고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다. 모종강 본은 완전히 다르다. 존유폄조(유비를 높이고 조조를 낮춤)가 확실하다.

유비는 옳은 인군이고 조조는 악당이며 유비는 정통이고 조조는 비정통임을 강조한다. 이것은 완전히 작가의 의도가 개입된 창작품이다. 작가 의식이 뚜렷하다.

 

모종강(1632?~1709?)은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에 태어났다. 명나라는 약 300 백 년 지속되다가 망하고 청나라가 세워지는 시점에 태어난 사람이다. 국가 정권 교체기로 동란 시기에 살았던 인물이어서 모종강의 자료도 부족하고 불분명하다. 모종강의 부친은 눈이 멀었다. 모종강의 부친이 삼국지에 대해 전문가였다. 부친은 삼국지연의를 정리하는데 과거에 내려오던 삼국지연의 판본들이 마음에 안 들고 뭔가 여러 가지 쓸데없는 말도 많고 가짜도 많고 왜곡을 많이 시켰다고 해서 정리를 시작했다. 모종강은 부친이 정리하는 작업을 도왔다. 

정리작업을 하면서 삼국지 공부를 했고 최고의 삼국지 전문가가 되었다. 

 

나중에 부친은 돌아가시고 모종강이 최종적으로 정리를 한다. 모종강의 삼국지는 부자지간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 이렇게 해서 삼국지가 태어났고 지금 우리는 모종강 삼국지를 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즐겨 보는 삼국지는 진수의 삼국지에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로 모종강의 삼국지연의로 이어지면서 1800년을 흘러 현대로 전해졌다. 

 

삼국지는 70%가 역사 사실이고 30%가 허구이다. 역사 인물들에게 이야기를 덧붙이고 역사서에는 없는 생명을 불어 넣었다. 장비가 살아 움직였고 관우는 철룡도를 흔들고 여포가 적토마를 타고 달린다. 

70%는 역사 사실이고 30%는 허구라는 말은 청나라 학자 장학성이 이야기 했다. 

 

"삼국지는 칠실삼허(七實三虛)다"

 

최근에 베이징 사범대학의 컴퓨터 공학박사 '저우원이에' 교수가 삼국지와 소설과 역사서를 컴퓨터에 입력해서 대조를 해봤다. 삼국지의 63%가 사실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후한서, 자치통감, 진서까지 감안했을 때 

칠실삼허(七實三虛)가 타당한 데이터가 나왔다.

이렇게 철저한 아날로그적인 삼국지가 최첨단 디지털 시대인 요즘에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서가 나오고 난 후 이야기꾼이 이야기하고 청중이 듣는 구비문학이 되고 잡극과 창과 사설로 바뀌고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대본, 강사화본(講史話本)으로 나오고 강사화본에서 소설로 변신했다. 

삼국지는 천년의 세월을 거쳐서 완성된 소설이다. 이것을 적층문학이라고 한다.  그다음에 읽고 보는 텍스트인 소설로 변형됐다가 소설에서 직접 참여하는 텍스트, 즉 게임으로 변형됐다. 장르와 영역의 구분 없이 변용 가능한 현재 진행형 문화 콘텐츠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래서 역사소설, 정치소설, 전쟁소설, 무협소설에 디지털요소까지 두루 갖추게 되었다.

 

삼국지는 동북아 한. 중. 일에서만 스테디셀러가 아니라는 것이다. 

영미권에서만 번역서가 20종이 넘는다. 삼국지 속에는 5천 년의 중국인의 인생관, 역사관, 가치관이 녹아 있다. 동북아 사람들의 인생관, 역사관, 가치관이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동양의 보편적인 가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 총망라된 작품이다. 한국에는 한국적인 삼국지가 있고 일본에는 일본화한 삼국지가 있고 태국에는 '홍본' 태국화한 삼국지가 있고 중국문학이자 중국발 동아시아 공동문학이다. 

"삼국지는 인생학의 교과서이자 삶의 지침서이다"

 

滾滾長江東逝水 곤곤장강동서수

浪花淘盡英雄 낭화도진영웅

是非成敗轉頭空 시비성패전두공

靑山衣舊在 청산의구재

畿度夕陽紅 기도석양홍

 

세차게 굽이치며 

동으로 사라져가는 장강 물결

하얀 물보라 일으켜 

천하의 영웅호걸들 다 쓸어가 버렸네

옳고 그른 것도 성공하고 실패한 것도

고개 한번 돌리니 헛것이려니

푸른 산은 옛처럼 그 자리에 있는데

저녁노을은 또 몇 번이나 나타났다 사라졌던고

-도원결의 서시(권두사)

 

삼국지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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