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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지식

김성곤의 중국 한시기행 장진주, 망악

by 소시민스토리 2024.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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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의 중국 한시기행 장진주, 망악 

산동성의 유서 깊은 도시, 제녕은 공자의 고향인 곡부와 맹자의 고향인 추성이 가까워 유가문화의 중심지이다.

북경과 항주를 잇는 경항대운하가 제녕을 지나가며 상업적인 발전을 이뤘다. 

제녕에서 시성 이백의 자취가 생생한 태백루가 있다. 태백루는 이백이 자주 들러서 마시던 술집이었다. 이백의 시명을 따라 유명해졌다. 이백이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지난 후 이백을 흠모하던 문인이 이곳을 태백주루太白酒樓 간판을 걸고 글을 지으니 이 평범한 술집이 단박에 시의 성지가 되어 버렸다. 명대에 이르러 '주'자를 빼버리고 태백루가 되었다.

 

후베이 성 안륙에서 살던 이백은 부인 허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이 둘을 데리고 제녕으로 이상했다. 먼 친척의 현령의 도움을 받아서 집과 전답을 마련하고 주변 사람의 소개로 과부에게 새로 장가도 갔다. 벼슬길에 오르면 사람구실 하며 살 수 있겠다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벼슬아치들은 이백의 재주는 높이 샀지만 분방한 기질을 못마땅해 했다. 그들이 베푸는 잔치에서 술을 마음껏 얻어먹을 수 있었지만 정작 필요한 추천서는 얻을 수 없었다. 

 

새로 얻은 아내 역시 남편의 무능을 알아가면서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안밖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은 이백은 이 술집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노래를 부르면 춤을 춘다. 

<將進酒 장진주>

 

<將進酒 장진주>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강물이 하늘로부터 와서 

힘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그대 보지 못했는가

높은 집 밝은 거울에 비친 백발의 슬픈 모습

아침에는 푸른 실이더니 저녁엔 흰 눈이 되었다네

인생은 득의하면 맘껏 즐겨야 하는 법

어찌 황금 술잔 빈 채로 달을 대하리요

하늘이 나에게 재주를 주었으니 반드시 쓸모가 있을 터

천금은 다 뿌려져도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로다"

-이백 <將進酒 장진주>

 

장진주將進酒는 술을 드시라고 권하는 말이다. 실패와 좌절 속에 불안하게 흔들리는 이백의 거창한 꿈이지만 술잔을 들고 호기롭게 외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이 나에게 재주를 주었으니 반드시 이 재주를 쓸 데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나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할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태산泰山

 

 

태산泰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산동성에 위치하며 높이는 1,545미터이다. 태산은 특별한 문화적 함의가 있다. 오악독전五嶽獨尊으로 표현되는 지존의 의미가 있다. 지존의 태산은 태산을 오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산을 오를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한다.

 

1300년 전 젊은 시인 두보가 25세에 낙양에서 치른 과거시험에 참여한다. 독서가 만권이 넘고 글을 신들린 듯 쓴다고 자부했던 두보였지만 번번이 시험에 낙방한다.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두보는 베낭을 메고 훌쩍 길을 떠났다. 산동성, 하남성, 산서성 지역을 거침없이 쏘 다녔다. 실컷 놀고 나서 산동성 연주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벼슬살이를 하고 있던 아버지 두한을 찾아뵌다.  아버지의 뜰에서 비로서 안정을 되찾는다. 연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태산이 있다. 

햇살이 고루 쏟아지던 날 아버지께 하직 인사를 들이고 두보는 태산을 향해 떠난다. 

 

 

 

<望嶽 망악> 태산을 바라보며

 

"태산은 대저 어떠한가

제와 노에 걸처 그 푸르름이 끝이 없구나

조물주는 신령함과 수려함을 모아놓았고 

산의 남북은 어두움과 밝음이 다르도다

씻겨진 가슴엔 높은 구름이 일고

터질 듯한 눈으로 새들이 날아 돌아온다

언젠가 반드시 저 꼭대기에 올라

자그마한 뭇 산들을 한번 굽어보리라"

-두보 <望嶽 망악> 태산을 바라보며

 

이 시 전체에 흐르는 호매한 기백 때문에 '글을 적으나 힘이 커서 태산과 겨를 만하다'라고 평가한다.

'두보의 전체 시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시'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會當凌絶頂 회당능절정

一覽衆山小 일람중상소"

"언젠가 반드시 저 꼭대기에 올라 자그마한 뭇 산들을 한번 굽어보리라"

 

마지막 두 구절은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외교 회담에서 자주 인용하여 서방에도 많이 알려진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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