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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지식

신윤복 한양 기방

by 소시민스토리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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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한양 기방

신윤복은 기방 그림을 많이 그렸다. 아마도 기방 출입을 자주 했기 때문에 그림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기방무사> 기방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오동나무가 푸르르고 발이 반쯤 처져 있는 것이 여름날이다. 왼쪽의 기녀는 외출 나갔다가 막 디딤돌 위에 발을 올려놓았다. 왼발을 섬돌에 올리려는 순간 뭔가 방안의 이상한 기운을 눈치채고 망설이는 모습이다. 문지방에 몸을 기댄 선비는 수염이 없다. 젊은 시절부터 기방에서 주색잡기에 빠져 있는 선비이다. 댕기 머리 기녀는 머리를 올리지 않는 앳된 기녀이다. 다홍치마에 노란 저고리를 입은 새파랗게 젊은 기녀가 대낮부터 기방 안에서 노닥거리고 있다. 외출 나갔다가 돌아온 기녀의 얼굴이 탐탁지 않아 보인다. 

 

 

<홍루대주> 기생집에서 술상을 기다리다

 

초가를 얻은 이 기방은 사방이 트였다. 디딤돌 위에 신발 두 켤레가 안쪽으로 벗어져 있다. 갓을 벗지 못한 선비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막 도착한 것 같다. 바깥으로 벗어 논 신발 주인은 도포도 벗고 갓도 벗은 담뱃대를 물고 있는 사람 것이다. 자신의 단골 기방에 친구 두 명을 초청했다. 기녀는 오늘 외출하지 않아 안 쪽에 따로 놓여져 있다. 술병이 아직 오지 않았는지 선비 두 명이 담배를 태우고 있다. 왼쪽에 노파가 술병을 들고 오고 있다. 노파 오른손에 벌거숭이 어린애가 잡혀있다. 조선 시대 아기들은 위도리는 입혀도 아랫도리는 벗겨서 키웠다. 꼬마 아이의 엄마는 마루에 앉아있는 기녀일 것이다. 할머니와 엄마, 아이까지 기방에서 펼쳐지는 삼대의 모습이 담겼다. 

 

 

<유곽쟁웅> 기생집에서 사내다움을 다투다

 

문이 활짝 열린 곳은 기방이고 치마를 왼쪽으로 여며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기녀가 보인다. 

덜렁이를 입은 무예청 별감이 긴급 출동했다. 오른쪽 남자와 왼쪽 남자가 술 먹고 기방에서 대판 싸웠다.  

무예청 별감이 막대기로 두 명을 떼어 놓았다. 얼굴을 그리지는 않았지만 강렬한 붉은 색 덜렁을 통해 무예청 별감의 기운이 전해진다.

오른쪽 남자는 옷을 입고 있다. 싸움이 나자 옷을 벗어 던져 허세를 부렸다. 상대편 남자는 눈이 풀린 모습을 하고 있어 술이 과한 것 같다. 웃통을 벗은 선비 오른쪽에 일행이 떨어진 갓을 수습하고 있다. 얼마나 싸움이 격렬했는지 갓이 모자와 테가 두 동강 나버렸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옛 선비들의 추태장면을 알 수 있다. 

 

 

<야금모행> 야간 통행금지를 무릅쓰고 가다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중 유일한 겨울 배경이다. 맨 앞에 꼬마 옆구리에 털모자가 있다.  기녀 팔뚝에 털토시가 보인다. 속바지가 세로롤 줄이 나있는 것으로 보아 솜으로 누빈 솜바지다. 갓 잡은 선비 오른쪽 팔뚝에 털토시가 보이고 저고리에 솜으로 누빈 조끼 같은 것을 차려입었다. 무예청 별감의 덜렁 속도 풍성하다. 솜옷을 많이 껴 입었다. 추운 겨울 모두 중무장을 하고 어디 가고 있다. 호롱을 든 아이는 홑옷을 입고 있다. 하늘의 달은 보니 그믐달이 떠 있어 새벽이다. 통행금지인데 새벽길을 가다가 무예청별감에게 제지를 당했다. 

무예청 별감이 순라를 돌다가 두 사람을 잡은 순간이다.무예청 별감은 신분증 꺼나라고 하지만 선비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인다. 두 명은 실랑이를 하고 있는 데 기녀는 남의 일인 양 도도하게 담뱃대를 물고 있다. 

 

 

<월야밀회> 달밤에 몰래 만나다

 

늦은 밤 펼쳐지는 밀회이다. 옆에서 아낙네가 훔쳐보고 있다. 남성 왼손에 기다란 막대기가 들려있다. 군인이다. 군인은 아낙네를 품에 안고 눈빛은 이글거린다. 이 모습을 지그시 훔쳐보는 오른쪽 여인은 저 둘을 맺어준 중매인이며 잠깐 자리를 비켜주었다. 이 그림으로 애틋한 조선 여인들의 데이트를 몰래 훔쳐볼 수 있다.

 

 

<월하정인> 달빛 아래 정 깊은 사람들 

 

<혜원전신첩> 30점의 아름다운 그림 제목들은 소장한 간송미술관에서 붙인 이름이다. 꺽어진 담벼락에 한 쌍이 서 있다. 하늘에는 월식이 떠 있다. 아니면 초승달일 수 있다. 이 그림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서로 마주 보지도 못하는 선남선녀의 애틋한 눈빛이다. 밤늦은 데이트 얼른 끝내고 선비가 호롱불 들고 기녀를 집까지 바래다주는 장면일 것이다. 

담벼락에 시구를 읊었다.

 

"월침침야삼경  

양인심

사양인지"

 

"달빛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

 

신윤복, 길에서 만난 사람

 

신윤복, 길에서 만난 사람

신윤복, 길에서 만난 사람   비구니가 기생을 맞이하다 버드나무 잎이 아직 파랗지 않은 것으로 보아 초봄이다. 그림에는 여인들만 있다. 세 명의 여인들은 모두 천민이지만 천민에게도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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