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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지식

신윤복 조선 풍속화

by 소시민스토리 202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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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조선 풍속화 

신윤복의 일생은 김홍도와 달리 거의 남아있는 것이 없다. 김홍도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풍속 화가의 기록이 적은 이유는 아버지 덕분이었다. 조선시대 관료들은 일흔 살에 은퇴를 한다. 

신한평(1735~1809)은 조선 후기의 도화서 화원이었고 그림을 너무나 잘 그려 칠십이 넘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조선시대 중요한 관직 법칙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한 관청 안에서 근무를 못하는 법, 상피제相避制가 있었다. 그러니 아버지 그늘에 가려버린 것이었다. 

도화서에서 일을 할 수 없었던 신윤복은 양반들과 같이 놀면서 그들의 풍류를 화폭에 담았다. 

 

 

<계변가화> 시냇가의 아름다운 이야기 

 

신윤복의 그림은 여인들이 주인공이다. 옛날 여인들은 물과 가까웠다. 여인들을 그리기에는 냇가가 최적의 장소였다. 세 명의 여인이 모두 빨래하러 나왔는데 모두 나이대가 다르다. 서 있는 여인은 야외에서 웃통을 훌러덩 벗었다. 오른쪽에는 아주 젊은 아가씨가 머리를 땋고 있고 아래에는 중년으로 보이는 여인이 빨래 방망이로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있다. 뒤태가 멋진 선비가 7등신으로 그려져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을 7등신으로 꾸려 그렸다.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과 시험 준비생일 것이다. 무과 시험 준비생을 '한량閑良'이라 불렀다. 오늘날 '한량'은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사람을 뜻한다.  조선시대 무과 시험 준비생, 사냥감을 쫓던 한량이 세명의 여인과 맞닥뜨리고서 발걸음을 멈춰버린 순간이다.  한량의 시선은 머리를 땋고 있는 아리따운 아가씨한테 꽂혀있다. 아가씨 또한 곁눈질로 한량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다. 아가씨 볼은 빨갛게 붉어졌다. 

 

 

 

<표모봉욕> 빨래하던 여인이 욕을 보다 

 

왼쪽 아래에 앉아 있는 여인의 머리 복식은 머리쓰개이다. 조선 시대 과부들이 외출할 때는 썼다는 '개두蓋頭'라는 옷이다. 개두를 쓴 과부이다. 삭발한 젊은 스님, 사미승이 마을에 시주받으러 갔다가 절로 돌아가는 중에 계곡에서 빨래하는 과부의 미색에 반하여 체면도 잊어버리고 승건과 장삼을 벗어던지고 뭔가 수작을 벌이려는 위기의 순간에 같이 빨래하러 온 과부의 시어머니가 제재하는 모습이다. 

 

 

 

<이부탐춘> 과부가 봄빛을 즐기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일상을 잘 그렸던 신윤복이 그린 후원별당의 모습이다. 담장 안의 소나무 둥치에 두 명의 여인이 앉았고 담 바깥에는 봄날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서 담 안으로 들어와 있다. 아래에는 개 두 마리가 짝짓기 중이다. 참새 한 쌍 또한 짝짓기에 여념이 없다. 위에 홀로 참새  한 마리를 그려 넣어 모두 짝이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윤복의 유머이다. 이것을 보고 있는 여인, 왼쪽 여인은 모두 하얀 소복을 입은 사대부 과부 여인이다. 오른쪽 여인은 안방마님 몸종이다. 둘 다 눈이 풀려있다. 금기시되었던 사대부 집안 과부의 봄날의 춘정을 대담하게 표현했다. 

벚꽃 가지 사이에 참새 두 마리가 서로 바라보며 앉아있다. 

 

 

<춘색만원> 봄빛이 전원에 가득하다

 

마을 입구이다. 아낙네 여인의 옆구리에 봄날 나물 바구니가 있다. 조선 시대 여인들이 유일하게 외출이 허락된 날이 봄날 나물 캘 때이다. 들판을 누비며 각종 봄나물을 캐어 집으로 돌아가는 중 마을 입구에서 홀연히 등장한 선비한테 갈 길 바쁜 것을 제지당했다. 선비는 아낙네에게 수작酬酌을 부리려고 한다. 선비는 낮술을 해서 얼굴이 붉다. 낮술에 얼굴이 붉은 것을 '불콰하다'라고 표현했다. 불콰한 선비 얼굴에 약간 겸연쩍음이 들어가 있다. 아낙네는 선비의 수작이 싫지만은 아니듯이 얼굴이 찌푸려지지 않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시구를 읊었다.

 

"봄빛이 전원田園에 가득하니

꽃은 피어 난만하게 붉구나"

 

 

 

<소년전홍> 소년이 붉은 꽃을 꺾다

 

여름철 백일동안 붉다는 백일홍(배롱나무)이 피어있다. 우뚝 솟은 울통불퉁 바위가 있다. 중국 돌 가운데 가장 유명한 '태호석'이다. 태호석은 기이하고 아름답다고 전해지는 중국 태호 지방의 기형 암석이다.

조선시대 내로라하는 양반들 후원에 멋진 수석 취미로 갖다 놓았다. 아름다운 후원에 솜털 뽀얀 선비가 머리에 쓰고 있는 것은 집에서 쓰는 사방관이며 자기 집 후원에서 배롱나무를 구경하고 있다. 배롱나무를 구경하러 온 하녀와 맞닥뜨린다. 오른손에는 점잖게 담뱃대를 잡고서 왼손으로는 아낙네의 팔뚝을 잡았다. 당황한 하녀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선비의 손아귀에서 탈출하려고 한다.

 

"빽빽한 잎사귀에 푸르름이 쌓이니

무성한 가지들은 붉은 꽃송이를 뿌리어 떨군다"

 

 

 

<삼추가연> 가을에 맺은 아름다운 인연

 

국화 밭에 솜털 뽀얀 선비가 댕기머리 길게 늘어뜨린 젊은 여인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그 사이 노파가 손에 있는 청자 술잔을 지그시 선비한테 건네고 있다. 젊은 선비는 바지를 추스르고 있고 여인은 치마를 정리하고 있다. 가을 정원에는 자색, 황색, 백색의 국화가 피어있다. 가을 정원의 로맨스이다.

시구는 당나라 원진 시인이 읊은 <국화> 전문이다.

 

"가을꽃 무더기로 집 둘레에 피었으니

도연명의 집 같구나  

울타리 아래 줄지어 핀 꽃 위로 해는 기운다

꽃 중에 유달리 국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나

이 꽃은 지고 나서 다시 꽃은 없으리라."

 

도연명은 무릉도원을 노래했던 중국의 시인이다.

 

신윤복 조선 후기 상류 사회의 풍류를 그리다

 

신윤복 조선 후기 상류 사회의 풍류를 그리다

신윤복 조선 후기 상류 사회의 풍류를 그리다정조 시대 문화 절정기를 이끈 두 명의 천재 화원은 김홍도와 신윤복이다. 조선 후기 양반 상류사회의 드라마의 일인자는 혜원 신윤복(175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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