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전 탄생
수호전의 무대는 송宋나라 시대이다. 송나라 중에서도 북송 말기는 아주 혼란한 시기였다. 이야기는 송나라 인종 때부터 시작된다. 인종 시절 송나라는 역병이 창궐하여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인종은 도움을 받기 위해 선인(신선)을 찾았다. 신선 장천사張天師의 도움을 받고 싶어서 신하를 신선이 사는 곳으로 보낸다.
태위太慰 홍신洪信을 불러서 강서 신주에 있는 용호산에 선인 장천사가 살고 있는데 역병 문제를 해결해 줄 도움을 청하라며 보낸다.
태위 홍신은 황제의 심부름으로 먼 길을 떠나게 된다. 용호산을 오르고 오르자 험난한 산꼭대기에 도가의 사찰, 상청궁이 있었다. 태위 홍신은 장천사를 만나러 왔으니 불러달라고 요청한다. 수도승들은 그 선인은 자신들도 불러올 재간은 없다고 하면서 올라가서 정성을 보이라고 한다. 그래서 황제의 칙서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면서 험준한 산을 오르고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난다. 벌벌 떨고 있으니 호랑이는 앞에서 몇 바퀴 돌더니 사라졌다. 태위 홍신은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험준한 산으로 올라가다가 안개를 만난다. 안개 속에 집채 만한 뭔가가 서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커다란 뱀이 앞에 나타났다. 벌벌 떨고 있는데 뱀이 똬리를 틀고 한참을 쳐다보자 태위는 눈을 감아버렸다. 한 참 있다가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 뱀이 사라지고 없었다. 정말 내려가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내려갈 수는 없었다.
갑자기 아름다운 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란다. 마침 사찰에서 도를 닦는 동자승과 같은 도동道童이 피리를 불면서 내려왔다. 도동에게 선인 장천사가 어디 계시냐고 묻자 선인은 학을 타고 경성으로 가서 역병을 치료하러 갔다고 답한다. 도동은 홍 태위가 산에 올라온 목적을 알고 장천사가 먼저 움직였다고 말한다.
태위 홍신은 놀라면서 산을 내려왔다.
홍 태위의 말을 들은 수도승들은 "도동이 아니고 그분이 바로 장천사십니다"라고 말을 한다.
홍 태위는 마음의 걱정을 덜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임무를 마치자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술을 마시며 경치 구경을 하고 건물 구경을 한다. 건물 구경을 하다 어떤 한 건물에 자물쇠로 채워져 있고 '복마전伏魔殿 '이라 쓰여있고 봉인되어 있었다.
108명의 마귀를 봉인해 놓은 복마전伏魔殿이니 들어가면 안 된다고 수도승들이 말한다.
홍 태위는 술에 취해 복마전을 해제하려고 한다. 말리는 수도승들을 물리치고 억지로 문을 열게 한다.
컴컴하고 아무것도 안 보이며 조용했다. 불을 들고 들어가니 가운데 비석만 하나 있었다. 비석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우홍이개遇洪而開 '홍'씨를 만나서 열리리라"
홍 태위는 비석의 글자를 보고 더욱 의기양양 해진다. 본인 집의 정원석으로 쓰겠다면 비석을 뽑으라고 한다. 계속해서 홍 태위를 만류하던 수도승들의 말을 무시한 채 명령하자 수도승들은 어쩔 수 없이 비석을 뽑는다.
비석을 뽑자 시커먼 구멍이 있었다. 구멍 저 밑에서 불빛이 보이며 천지가 울리는 굉음과 함께 밝은 불빛 108개가 하늘로 흩어진다. 다들 놀래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홍 태위도 술이 깼다.
놀라서 비석를 제자리에 덮으라고 명령하고 오늘 일을 발설하는 자는 죽는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밤낮을 달려서 경성(개봉)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가 봉인 해제한 일을 두려워하던 홍태위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별일이 없자 점점 잊어간다.
봉인에서 깨어난 108마성魔星
인종 시대에 풀려 난 108 마성, 36명의 천강성天罡星과 72명의 지살성地煞星이 풀려나고 나서 그들이 환생하고 난 뒤에 30살쯤 되었을 시절, 북송의 휘종 시대를 무대로 수호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종 시대에 풀려난 108 마성이 환생 후 장성한 뒤의 이야기가 '수호전'이다.
송대의 휘종 시기는 가장 암울했던 시기였다. 송나라 휘종은 4대 우군愚君, 다시 말해서 우매한 군주로서 정치를 못했다. 간신이 가장 많았던 시기였다. '포증, 철면포증, 철면포공'이라 불렸던 '포청천'은 이 시대의 인물이다.
휘종 시대 태어난 36천강성과 72지살성들의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내답고 멋진 인물이 얼토당토않은 일로 누명을 쓴다. 누명을 쓰고 쫓기다 보니 벌을 받겠다며 했는데도 박해하고 죽이려고 한다. 결국 참다못해 관가와 충돌이 생기고 도망자 신세가 되어 떠난다. 오해를 받거나 누명을 쓰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정의를 과하게 행하다가 쫓기는 신세가 되거나 하는 사람 108명이 흩어져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마지막 양산박梁山泊에 모여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그린다.
수호전은 권선징악도 아니고 복수전도 아니다. 수호전은 '열린 결말'로 끝나버린다. 악당 '고구'가 아직 살아있는데도 복수도 하지 않은 수호전의 '열린 결말'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독자들이었다.
통쾌한 복수극을 기대했던 독자들이 새롭게 써 내려간 또 다른 이야기가 생겼다.
또 이야기를 쓰고 덧붙이다 보니 수호전의 판본이 많아졌다. 그래서 지금 어느 것이 진짜 수호전인지 모른다.
뒤로 갈수록 내용이 달라진다. 후세 사람들이 '가필加筆 '을 한 것이다.
※가필加筆은 글을 첨삭한 것을 의미한다.
수호전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니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수호전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제천행도替天行道 하늘을 대신하여 도리를 행하리라'이다. 그 모든 주인공들이 '이렇게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 부패한 세상에서 하늘을 대신해서 악인들을 벌주리라'라고 하는 내용이 주제처럼 보이게 만들어 놨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인생취시일장유희 人生就是一場遊戱 인생은 하나의 유희다.
유희취시일장인생 遊戱就是一場人生 유희 또한 하나의 인생이다.
지불과저장유희 只不过这 场游戏 단지, 이 게임은
나상완야득완 나想玩也得玩 당신이 게임을 즐기고 싶어도 즐겨야 하는 것이고
불상왕야득완 不想玩也得玩 게임을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생은 하나의 유희요, 그 유희는 하나의 인생이다"
자신의 권력으로 다른 이에게 함부로 하던 홍신의 행위로 인해서 갇혀있던 마성들이 풀려나고 그 마성들이 세상에 나올 수밖에 없었고 자신들만의 세상을 다시 한번 건설해 나가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수호전은 108명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호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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