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 해전의 영웅들
미 수송 선단을 격멸하려는 목표달성을 위해 전진하고 있던 구리타 함대는 1944년 10월 25일 06시 45분 사마르섬 해역에서 난데없이 여러 척의 함정과 함재기를 맞닥들인 게 된다. 미 제7함대 호위항모부대 태피 3였다.
레이테 해전, 15분 전투 수리가오 해전
레이테 해전, 15분 전투 수리가오 해전 니시무라 함대와 시마 함대는 수리가오 해전의 주역이다. 수리가오 해협을 향해 각각 항진 중이었다. 1944년 10월 25일 오후 2시 니시무라 함대는 수리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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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객관적 전력을 비교하면 미군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당황하며 홀시의 함대에 SOS를 보냈다. 미군은 1척당 함재기 30대 싣는 호위항모, 경함모였는데 구리타 다케오 일본 제2함대 사령장관은 미군항모를 정규항모로 착각했다. 적의 주력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사마르 해전이 막을 올리며 구리타 함대와 미군 태피 3 대치상황에서 전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하지만 구리타 다케오 함대는 카리스마가 구겨지는 일이 발생한다. 미군은 호위함마저 순양함도 제대로 없고 구축함뿐만 있었다.
사마르 해전 아침 포격전 구리타 함대와 태피3 피탄 통계
1944년 10월 25일 06시 45분 구리타 함대는 태피 3을 발견한다. 비슷한 시간에 미 함정도 적이 나타난 것 같아 정찰기를 띄워 확인에 나섰다. 태피 3은 급선회하면서 도망간다. 그 사이에 일본이 먼저 포격하기 시작한다.
전함 야마토에서 46cm 3연장 주포로 발사는 104 발이었고 부포는 127발 쏘았다. 전함 나가토 포격은 주포 45발 부포 92 발이었고 전함 공고 포격은 주포 211발, 부포는 177발 쏘았고 전함 하루나 포격은 주포 95발, 부포 255발 쏘았다. 순양함들은 더 치열하게 발사했는데 중순양함 토네는 주포 420발 발사했고 경순양함 야하기는 주포 334발을 발사했다. 통계만 봐도 치열한 포격전인 것을 알 수 있다.
발사 숫자만 보면 상대는 전멸 수준이다.
미 제7함대 태피3 피탄 결과 갬비어 베이가 15발 이상 피탄당해 침몰했고 팬쇼 베이와 칼리닌 베이는 맞았지만 생존했다. 오히려 구축함 존슨턴, 새뮤얼 B. 로버츠, 호엘이 명중탄을 맞고 침몰했다.
구리타 함대의 전과는 호위항모 1척과 구축함 3척을 침몰한 것이다. 태피 3에는 전체 13척이 있었는데 4척을 격침시켰다.
구리타 함대 전함의 주포들은 몇 발이나 맞췄을까?
전함 야마토 주포 104발 중 3발 명중이다. 전함 나가토는 주포 45발 중 명중은 전혀 없었다.
전함 공고는 주포 211발을 쏟았지만 3발 명중했다.
미군 태피 3가 처음에는 도망을 갔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자 구축함들이 돌아와서 서로 맞짱을 뜬다.
오히려 일본의 중순양함 초카이가 격침당한다. 중순양함 노시로는 침몰당하고 중순양함 치쿠마는 자침하고 중순양함 스즈야 자침, 중순양함 구마노는 대파당한다. 일본 중순양함들이 역으로 당한 기상천외한 결과가 나왔다.
미 태피3 호위항모마다 카메라맨이 승선해서 갑판에서 실시간 촬영해서 전황을 기록했다. 일본 자료에 야마토 전투상보에 그림 일지로 기록한 당시 일본 전함의 동선이 있다.
1944년 10월 25일 06시 45분 구리타 함대는 "포격" 명령을 내린다. 일본은 '1번 창槍'이라 해서 전쟁, 전투에서 창을 휘두르며 가장 먼저 적진에 돌입하는 전통이 있다. 전공 1위로 쳐주던 '1번 창' 관례가 남아있었는지 포격이 시작될 때는 첫 번째 사격은 무조건 기함에서 발사한다.
1944년 10월 25일 06시 58분 구리타 함대 기함 야마토 '첫 일제사'를 했다. 주포 첫 번째는 소산탄으로 대공전투가 먼저 벌어질 줄 알고 장전을 해 놓고 있었다. 어차피 초탄은 안 맞을 것을 알고 유효타보다는 거리 측정 차원에서 소산탄을 그대로 쏜다. 야마토 첫 일제사 타깃은 호위항모 중에 화이트 플레인스 CVE-66에 집중해서 떨어진다. 거리 수정 후 함대함용 1식 철갑탄으로 교체하여 1944년 10월 25일 06시 59분 2번째 일제사를 날리고 협차가 발생한다. 야마토가 앞으로 전진하며 전방 46cm 주포 6문을 발사하여 단 2번 만에 협차를 달성한다.
17시 4분에 야마토의 3번째 일제사를 발사한다. 화이트 플레인스에 명중한다. 앞서 2번째 일제사도 지근탄(아주 가까운 거리에 떨어진 포탄)이어서 그 충격에 통신, 전기가 마비되었었다. 3번째는 명중했고 화이트 플래인스는 함체가 우그러지는 소리까지 들렸다. 명중했기 때문에 침몰당한줄 알았지만 침몰하지 않았다.
하지만 화이트 플레인스 바로 옆에 철갑탄 1발이 떨어진 것이다. 물속으로 들어가서 엔진속 근처 함저에서 폭발했다. 그 충격에 함체가 찌그러지며 심하게 손상되었다. 어마어마한 충격에 혼비백산한 미군 태피 3의 모든 함정들이 연막을 피우며 도망갔다.
1944년 10월 25일 07시 05분 전함 나가토가 '포격 개시'를 한다. 성능이 떨어지는 사격통제장치로 인해 1,2번째 일제사도 많이 빗나간다. 3번째 일제사는 근접해서 협차를 달성한다. 태피 3은 퇴로 확보를 위해 구축함들도 재빨리 연막을 살포하며 도망간다.
07시 06분에서 07분에 야마토의 4번째 일제사를 발사한다. 이때 결정적인 판단 착오를 한다. 연막이 어마어마하게 피워오르자 야마토는 적의 함대가 명중당했다고 생각한다.
표적을 돌려서 바로 옆에 있던 킷쿤 베이를 겨냥해서 5번째 일제사를 쏘았고 협차가 달성된다.
야마토가 판단 착오를 하지 않고 전과를 확인하면서 포격했다면 태피 3은 치명상을 입었을 수도 있었다.
이때 태피 3 함정들의 기지가 발휘된다. 이 지역은 열대지역이라 아침부터 곳곳에 소나기 스콜(구름) 발생한다. 가까운 곳에 소나기구름이 생기자 태피 3 호위항모들은 스콜구름으로 쇄도해 가서 피신한다. 구축함들은 호위항모 보호를 위해 연막을 치자 10분 만에 일본 전함들의 시야가 가려진다.
광학식 측거의 눈으로 보며 거리파악 하는 일본 전함들이 염막에 거리 측정이 불가했다. 일본이 레이다 성능이 좋았다면 스콜과 염막을 뚫고 사격이 가능했을 것이다. 구리타 함대는 결정적인 10분 동안 기회를 놓친다. 운명의 10분이었다.
태피 3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던 구리타 함대는 쫓아간다. 스콜은 금방 사라지고 일본 함대는 태피 3 시야에 들어온다. 태피 3 구축함들이 결단을 한다. 시속 약 55.6Km(30노트)로 다가오는 일본 중순양함에 따라 잡힐 것이라 판단하고 구축함들이 먼저 방향을 전환한다. 항모는 퇴각하고 구축함들이 막아선다.
사마르 해전의 영웅들
어니스트 에반스 구축함 존스턴 함장은 명령이 내려지지도 않았는데 가장 먼저 회향을 한다. 구축함의 어뢰부터 발사한다. 어뢰가 명중하지 않더라도 회피 기동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적함의 회피 기동으로 추격을 늦추기 위해 어뢰 발사에 집중한다. 계속 거리를 좁혀간다. 플레처급 구축함 양용포 5인치 38 구경장 포는 유효사격을 위해 적함에 접근해야 한다. 적의 순양함들을 위해서 돌진하며 존스턴호는 어마어마한 집중포화를 맞는다.
강행 돌격으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다. 전함 야마토가 쏜 '주포' 명중탄 3발이 존스턴 DD-557에 직격 한다.
46cm 포탄을 3발이나 맞았지만 존스턴호는 침몰당하지 않았다.
야마토의 46cm 주포 1식 철갑탄은 전함을 공격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철갑탄은 전함의 두꺼운 장갑을 뚫기 위해 고안되었다. 너무 강력한 철갑탄이라 구축함은 그냥 관통해 버린다. 1식 철갑탄이 터지는 0.4초 사이에 구멍만 뚫리고 완전히 폭발이 안 된다. 야마토가 쏜 포탄 3발을 맞고도 정비를 거듭하며 구축함 기능을 유지했다. 조타 기능, 내부 배선이 엉망이 되어 조함이 되지 않았다. 어니스트 에반스 구축함 존스턴 함장은 방향탄 키에 달라붙어 수동으로 키를 조작하게 한다. 그러면서 가까이 있던 구리타 함대 중순양함 구마노를 포착하여 만재배수량이 5배나 큰 중순양함 구마노를 향해 존스턴 DD-557은 돌진한다. 5인치 포 200발 이상, 어뢰 10발을 쏘며 맹렬히 공격한다. 중순양함 구마노는 어뢰 1발 피격으로 치명상을 입고 퇴각한다.
존스턴은 집중포화를 당해 결국 침몰한다. 승조원 327명 중에 141명만 구조되었다. 에반스 함장도 퇴함 후 실종되었다.
태피 3 다른 구축함들은 존스턴호의 용감한 분전에 돌진한다. 새뮤얼 B. 로버츠와 호엘이 뒤를 따라서 일본 순양함에 돌진한다.
호엘 DD-533은 명중탄을 40발 이상 맞았다. 호엘은 전함 공고와 야마토, 나가토를 향해 어뢰 공격을 한다. 추격전을 늦추는데 공헌한다. 야마토는 10분 이상 미 함대의 반대 방향으로 회피기동한다.
새뮤얼 B. 로버츠의 타깃은 중순양함 초카이였다. 역습에 당황해서 계속 포를 발사했지만 새뮤얼 B. 로버츠는 어뢰와 5인치 함포로 공격하면서 접근한다. 치열한 교전 끝에 중순양함 초카이는 전열에서 이탈한다. 새뮤얼 B. 로버츠가 너무 가까이 접근하니 공고가 초카이를 적함으로 착각하고 14인치 포 오인사격을 했다는 추정이 있다. 새뮤얼 B. 로버츠는 명중탄 20발을 맞아가며 분전하다 침몰한다.
어니스트 에반스 구축함 존스턴 함장은 명예훈장에 추서 된다. 전함 야마토에 비하면 구축함 존스턴은 상대도 안 될 만큼이었고 미 해군력에서도 세간의 관심이 적은 비주류였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해전의 흐름을 바꾼 용기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이었다.
어니스트 에반스 함장은 아메리카 원주민계였다. 1931년 미 해군사관학교르 졸업했지만 많은 차별에 시달렸지만 애국심은 남달랐다. 태피 3 사령관 소장 클리프턴 스프레이그와는 13년 선배였다. 상관을 뛰어넘어 친구처럼 지냈고 스프레이그를 구하겠다는 개인적인 동기도 작용했을 수 있다.
과달카날 전역에서 사보섬 해전 당시 미, 호주 중순양함을 야습했던 기함은 초카이였다. 여기서 미 구축함 역습에 치명타를 입는다. 산소어뢰가 치명타가 된다.
산소어뢰의 약점은 치열한 교전 속에 파편이 생기면 파편들이 적재된 산소어뢰의 산소탱크를 뚫을 수 있다. 산소가 새어 나오면 주변에 작은 불씨가 있다면 어마어마한 화염으로 만들어 버린다. 치열한 교전 속에 초카이에 실려있던 산소어뢰가 불쏘시개가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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