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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지식

겨자의 역사, 한국겨자와 서양 겨자의 차이

by 소시민스토리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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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의 역사, 한국겨자와 서양 겨자의 차이

 

겨자는 한해살이 노란 꽃의 씨앗을 갈아만든 식재료이며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향신료이다. 고대 문명에서 이미 겨자씨는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활용되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 겨자는 기원전 3,000년경 인도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도 사용된 흔적이 발견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겨자를 음식의 맛을 돋우는 데 사용했으며,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의 식사에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도 겨자는 중요한 향신료로 자리잡았다. 히포크라테스 같은 고대 그리스 의학자들은 겨자를 약용으로 사용해 통증을 완화하거나 소화를 돕는 데 활용했다. 로마인들은 겨자를 으깨어 식초와 섞어 소스를 만들었고, 이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머스터드 소스의 원형이 되었다. "머스터드(mustard)"라는 영어 단어는 라틴어 "mustum ardens(타오르는 포도즙)"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포도즙(must)과 섞은 매운 겨자를 뜻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겨자가 더욱 대중화되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13세기경 디종(Dijon) 지역이 고급 겨자 생산지로 유명해졌다. 14세기에는 겨자가 유럽 귀족들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필수 양념이 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겨자 소스가 발달했다.

 

동아시아에서도 겨자는 일찍부터 사용되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부터 겨자가 약용으로 기록되었으며, 한나라(기원전 206년~기원후 220년) 시대 문헌에도 등장한다. 한국과 일본에도 중국을 통해 겨자가 전해졌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겨자를 이용해 장아찌, 국수, 냉채 등에 넣어 먹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오늘날 겨자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식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겨자는 그 매운 맛과 향긋함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고, 식욕을 돋우거나 음식의 풍미를 높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겨자의 역사 

 

한국에서 겨자는 고려 시대 이전부터 이미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확한 기록은 고려 시대 문헌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향약구급방》(1236년경, 고려 고종 때 편찬된 의학서적)에는 겨자를 약재로 사용하는 방법이 등장한다. 여기서는 겨자가 소화 기능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기침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겨자가 단순한 향신료를 넘어 약재로도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면서 겨자는 음식에 더욱 활용됐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규합총서》(1809년, 조선 후기의 생활백과) 같은 문헌에도 겨자를 식재료로 사용했다는 다양한 기록이 남아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는 겨자를 활용한 초회(식초와 겨자를 이용해 무친 요리)나 냉채 요리가 발달했다. 생선이나 해산물, 야채를 식초와 겨자소스로 무쳐서 만드는 초회는 겨자의 매운맛과 식초의 신맛이 어우러져 여름철 별미로 인기가 있었다.

 

또한, 궁중 요리에서도 겨자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음식디미방》(1670년경, 조선 중기 한반도의 요리책) 같은 조리서에서도 겨자를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이 소개되었는데, 이는 겨자가 상류층 식탁에서도 중요한 재료로 여겨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겨자는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왕실 연회나 잔칫상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겨자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백개자'라 불리는 노란 겨자와, 매운맛이 강한 '흑개자' 두 종류가 사용되었다. 겨자씨를 빻아 물과 섞어 매운 소스를 만드는 방식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겨자가 전통적인 초회 요리뿐 아니라, 냉면, 족발, 수육 등 다양한 음식에 겨자 소스를 곁들이는 문화로 이어지고있다. 특히 '연겨자'라고 불리는 부드럽고 물렁한 겨자 소스는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국 겨자와 서양 겨자의 차이 

 

한국 겨자와 서양 겨자는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맛, 재료, 제조법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재료의 차이
한국 겨자는 주로 흑개자(黑芥子)또는 백개자(白芥子)라고 부르는 겨자씨를 사용한다.   
흑개자는 매운맛이 훨씬 강하고 톡 쏘는 맛이 살아있고 백개자는 약간 순한 편이지만 알싸한 맛을 지니고 있다.
서양 겨자도 비슷하게 흰 겨자(white mustard), 검정 겨자(black mustard), 갈색 겨자(brown mustard)를 쓰지만, 갈색 겨자(브라운 머스터드)가 주류이다.   
특히 프랑스 디종 겨자(Dijon mustard)나 영국 머스타드는 브라운 머스터드 씨를 기본으로 해서 맛이 좀 더 부드럽고 진하다.

맛과 풍미의 차이
한국 겨자는 매운맛이 훅 치고 올라오는 "코를 찌르는" 알싸한 매운맛이 특징이면서 한국인이 즐기는 맛으로 매운맛이 빠르고 강하게 왔다가 사라진다.
반면에 서양 겨자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매운맛이 덜하고, 대신 신맛(식초)이나 짠맛이 강하다.
디종 머스터드는 부드럽고 새콤한 맛이 나고, 옐로 머스터드는 단맛이 살짝 난다.

제조 방식의 차이
한국 겨자는 주로 겨자 가루를 물에 갠 후 바로 요리에 활용한다.  
겨자를 물에 개면서 매운 성분이 활성화되는데, 따뜻한 물을 쓰면 매운맛이 더 강해진다.
서양 겨자는 씨를 빻아서 물, 식초, 와인, 꿀 같은 걸 넣어 숙성시켜 먹는다.  
숙성 과정에서 톡 쏘는 매운맛은 줄고, 신맛이나 다른 풍미가 살아난다.

사용하는 음식의 차이

 


한국 겨자는 냉면, 족발, 초회, 냉채 같은 데 곁들여서 쓰고, 요리에 직접 붓거나 버무려 먹는다.
서양 겨자는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에 소스로 뿌리거나, 고기 요리(특히 햄, 소시지) 곁들임으로 많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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